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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5개 리뷰 my best anime 5 introduction and review

kimshoko 2023. 10. 14. 18:45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함*

05. 기어와라! 냐루코 양 (2012)

기어와라! 냐루코 양 (2012)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가 장르 소설에 준 영향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수많은 소설, 영화, 게임, 심지어 이 라이트 노벨 원작 일본의 애니메이션까지. 인간을 학살하는 공포의 촉수 괴물을 귀여운 은발 머리 여자아이로 모에화라니-이런 양극단의 만남은 경험한 적 없는 충격으로 우리를 이끌어내고는 한다.
대체로 옴니버스 형식 러브 코메디의 플롯을 가지고 있지만, 메가데레, 츤데레, 얀데레, 오토코노코, 그 외 수많은 모에 설정의 총집이 재미있다. “냐루코양”의 가장 특별한 매력은 작중 등장하는 수많은 패러디, 그야말로 아는 만큼 보이는 웃음 코드로 코딩되었다. <가면라이더>, <죠죠>, <파이널 판타지>, <동방프로젝트> 같은 니코동 세대의 전유물 노스탤지어가 우리를 웃음짓게 하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서브컬쳐에 대한 찬가(讚歌)이며, 물론 그러한 고찰에서 벗어나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웰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애니메이션. 신나고 중독성 있는 음악도 최고. 분명 요즘 시대였다면 틱톡으로 유행했을 거야. 그리고 역시 메가데레 속성의 귀여운 은발머리 여자아이 캐릭터는 싫어할 수 없다. R.I.P Matsuki Miyu


04. N.H.K에 어서 오세요! (2006)

N.H.K에 어서 오세요! (2006)


마치 다자이 오사무나 무라카미 류의 소설을 읽는 것 같다. 작가 타키모토 타츠히코 본인의 히키코모리 경험을 기반으로 한 극사실주의 스토리는 독자들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투영시킬 때 더욱 강력해진다.
소설 원작이지만, 코믹스, 애니메이션 버전이 각각 스토리와 연출에 차이가 있다. 방송 심의에 맞추기 위해, 애니메이션의 여러가지 설정은 수정되어야만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울하고 자기최면적이며 현실적이다. 기본적으로는 주인공 타츠히로와 그를 돕는 히로인 미사키의 히키코모리 탈출 이야기이다. 회차가 진행될수록 발생하는 사건들-은둔형 외톨이, 오타쿠, 사이비 종교, 가정폭력과 학교폭력, 우울증, 의존, 중독, 자해와 자살과 같은 차갑고 어두운 소재를 어느정도 유쾌하게 표현하지만 여전히 무겁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찝찝한 설득력에 우리들은 그저 생각하게 될 뿐이다.
두장의 앨범으로 발매 된 OST 앨범도 아주 완성도 높다. “ROUND TABLE feat Nino“의 오프닝이나 “Hitori no Tame no Lullaby” 같은 수록곡의 멜로디가 계속 여운을 남긴다.

https://youtu.be/KCgr3dj5mqY?si=H6W_2FpY_c_kqe0K


03. 신세기 에반게리온 (1996)

신세기 에반게리온 (1996)


단어 그대로 에바 신드롬. 안노 히데아키의 인간의 본질적 외로움과 불완전함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등장인물 캐릭터성. 사기스 시로의 웅장하고 감각적인 오케스트라 기반 선율의 OST. 역동적인 애니메이션 연출로 빗어낸 독창적인 작품. 이 문제작에 뒤따르는 수많은 해석과 논쟁을 뒤로하고, 결국 에바의 영향력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에반게리온을 가장 의미있게 즐기는 법은, 이러한 해석과 설정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본인이 느끼는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안노 히데아키 또한 그것을 추천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신극장판의 결말을 좋아하는 편이다.
에반게리온에 대해 아직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을 위해: 에바에 대한 편견은 단순한 소년만화 메카물이라는  것이다. 또 시작하기에 부담되는 옛날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도 있다. 사실 그것은 전부 잘못됐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TVA와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 시간을 투자해보는 것은 어떤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클래식이다.


02. 러브 라이브! (2012)

러브 라이브! (2012)


러브라이브는 단연컨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오타쿠의 심볼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귀여운 여자아이 캐릭터들과 아이돌이라는 매력적인 소재, 폐교 위기에서 학교를 구한다는 사실은 진부한 소년만화 플롯이다. 작품성의 측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나에게 소중하다.
또한 러브라이브는 지금의 성우 아이돌, 2.5차원 아이돌의 인기에 있어서 게임 체인저의 입지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에도 <아이돌마스터> 시리즈나 <아이카츠> 같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러브라이브> 시리즈 방영 당시의 사회 현상과 인기를 미루어 봤을 때 그 이후에 등장하는 <뱅드림>, <레뷰 스타라이트>와 같은 수많은 작품들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뮤즈의 파이널 라이브 이후 많은 러브라이버들이 다른 작품들의 팬덤에 흡수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거대한 작품이였다고 하겠다. 이제와서야 러브라이브는 조금 올드한 취향이 되어버렸지만, 나는 아직 뮤즈의 노래를 듣곤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는 한여름 신나는 분위기 “Shangri-La Shower”와 스쿨 아이돌의 감정선을 잘 표현한 “SENTIMENTAL StepS”를 꼽고 싶다.

01.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2010)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2010)


문득 거부감을 들게 만드는 이상한 긴 제목의 라이트노벨 원작 애니메이션이다. 사실은 요으즘 나오는 모든 ‘제목이 수상하게 긴’ 라이트노벨•만화•애니메이션의 네이밍 센스 출처는 전부 이 작품의 공이라고 할 수 있다. 후대에 나오는 모든 러브코메디 작품에 영향을 주고 아예 서브컬쳐 판도를 뒤바꾼 아이코닉한 작품.
나는 “내여귀”가 근친이라는 지뢰 요소와 아쉬운 결말 때문에 평가절하 당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여느 히트한 하렘 러브 코메디 장르와 비교해도 입체적이고 훌륭한 캐릭터 디자인, 뛰어난 작화, 그리고 갈등과 회수의 이야기 전개 모두 재미있다. TV 방영분과 Web 방영분을 나누어 공개하는 방식, 루트를 나누어놓는 방식 또한 실험적이고 흥미로웠다. 작품의 주 배경이 되는 아키하바라, 등장하는 실제 게임들과 수많은 서브컬쳐에 대한 오마주도 오타쿠를 즐겁게 만드는 기분좋은 요소들이다. 우타이테 출신의 보컬 그룹 ClariS가 부르고 전설적인 VOCALOID 프로듀서 livetune의 kz가 작곡한 “irony”, “nexus”, “reunion”과 같은 트랙도 모두 환상적인 애니송이다.
나는 그저 아직도 이 작품을 처음 봤을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다.

https://youtu.be/su3V-lfU72M?si=4eofZWShsH_qczq4




성인이 되고 나서 본 “N.H.K에 어서오세요!” 나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제외하면 모두 2010년대 초반 나의 학창시절과 함께한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그때의 추억과 감성이 나를 아직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애착이 가는 애니메이션들이 아닌가 싶다.
비슷한 느낌으로 <소드 아트 온라인>,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니세코이> 같은 작품들도 좋아한다. 여전히 오타쿠를 가슴뛰게 만드는 작품들이다. 다음에는 다른 작품들에 대한 리뷰들도 작성해 보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